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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를 활용한 감성 숙소 TOP 4: 유휴공간의 변신

by goodnews013 2025. 6. 23.

"언제 이렇게 커버린 걸까, 책가방을 벗어던진 채…" 어릴 적 다녔던 학교를 떠올리면 누구나 하나쯤은 추억의 한 장면이 있습니다. 그리운 종소리, 칠판 냄새, 체육시간의 흙냄새. 그런데 만약 그 ‘학교’에서 하룻밤을 묵을 수 있다면 어떨까요?

폐교는 인구 감소와 교육 환경 변화로 인해 전국 곳곳에 남아 있는 유휴공간입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폐교들이 단순히 방치되지 않고, 감성과 힐링을 제공하는 이색 숙소로 다시 태어나고 있습니다. 과거의 시간과 현재의 감성이 교차하는 특별한 경험, 지금부터 그 다섯 곳을 소개합니다.

폐교를 활용한 감성 숙소 TOP 5: 유휴공간의 변신

제주 '스테이 르랑': 교실에서의 조용한 명상

제주 구좌읍 한적한 마을에 위치한 '스테이 르랑'은 본래 1965년에 세워진 초등학교였던 곳입니다. 2000년대 초 폐교 이후 마을의 주민센터로 활용되던 공간을 리모델링하여 2021년 ‘조용한 쉼’을 테마로 한 감성 숙소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교실 하나하나가 독립된 객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옛 칠판과 나무 책상, 교단이 일부 남아 있는 구조 속에 현대적인 침구와 욕실 시설이 더해져 이질적이면서도 묘한 안정감을 줍니다. 낮에는 햇살 가득한 운동장에서 산책을 하고, 밤에는 교실 창문 밖으로 별을 보는 특별한 시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매일 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조용히 나를 돌아보고 싶은 분이라면, 스테이 르랑의 잔잔한 교실이 그 역할을 대신해 줄지도 모릅니다.

강원 '더 스쿨 오브 라이프': 나만의 캠핑 학교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이 숙소는 이름 그대로 ‘삶을 배우는 학교’라는 콘셉트로 기획된 감성 캠핑 공간입니다. 폐교된 중학교 부지를 리모델링하여, 실내는 감성적인 숙소와 북카페, 체험공간으로, 야외는 캠핑장과 바비큐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운동장에 텐트를 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 ‘학교 운동장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낭만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교실에는 옛날 라디오와 교복, 알림장 등 추억을 자극하는 소품들이 곳곳에 비치되어 있으며, 이색적인 사진 촬영 장소로도 인기입니다.

어린 시절 소풍 가듯 무언가를 꾸며보고 싶거나, 친구들과의 우정을 다시금 되새기고 싶은 여행자라면 이곳의 감성이 만족감을 줄 것입니다.

경북 ‘하루학교’: 아이 없이도 배울 수 있는 어른의 시간

경상북도 문경에 위치한 ‘하루학교’는 이름 그대로, 단 하루 동안 머물며 무언가를 배우고 돌아가는 경험을 제공하는 감성 숙소입니다. 1980년대 초등학교였던 이곳은 폐교 후 수십 년간 방치되어 있었지만, 지역 청년들이 뜻을 모아 숙소와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하루학교는 단순한 숙박이 아닌, ‘배움’이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운영됩니다. 손글씨 교실, 도자기 체험, 교실 요가 등 매일 다른 프로그램이 제공되며, 묵는 사람끼리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연결되는 구조로 운영됩니다. 특히 교복을 입고 식판에 밥을 받아먹는 ‘학교 급식 체험’은 SNS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저 잠만 자는 숙소가 아닌, 짧은 시간 동안 ‘학교라는 공간’에서 내가 누구였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생각하게 되는 곳. 하루학교는 그런 이색적인 울림을 주는 곳입니다.

전남 ‘하서리학교 스테이’: 예술로 다시 태어난 운동장

전라남도 해남군에 위치한 ‘하서리학교’는 폐교된 초등학교를 예술 복합문화 공간으로 리모델링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숙박, 카페, 갤러리, 작가 작업실이 어우러진 이곳은 감성 여행자를 위한 창작 공간으로도 손꼽힙니다.

하서리학교 스테이는 예술가들이 실제로 머물며 창작 활동을 하는 레지던시로도 운영되며, 여행객은 이곳에서 머물며 다양한 전시나 체험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폐교된 운동장은 야외 전시장으로 바뀌었고, 교실은 각각 콘셉트가 다른 객실로 꾸며져 있어 마치 예술 작품 속에 들어간 듯한 느낌을 줍니다.

전통적인 숙소의 편리함보다는 느림, 사색, 창조를 원하는 분들께 이곳은 ‘머무는 여행’의 진수를 보여줄 것입니다.

 

마치며 

폐교는 과거의 흔적이자, 지역 공동체가 겪은 시간의 기록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공간이 단순히 방치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숨결을 담아 ‘감성 숙소’라는 형태로 재탄생한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이색적인 경험, 잊지 못할 사진, 마음을 울리는 순간. 폐교 숙소는 단순한 여행지를 넘어 누군가의 추억과 연결되는 감성의 공간입니다.

다음 여행에서는 호텔도, 펜션도 아닌 ‘학교’로 떠나보는 건 어떠신가요? 종이 울리고, 교복을 입고, 교실 창문으로 바람이 들어오는 그 공간에서 우리는 다시 학생이 되어, 인생이라는 교과서를 한 장 넘기게 될지도 모릅니다.